목회칼럼

사회적 거리 (Social Distance) : 나와 당신의 거리를 얼마나 될까요?
2020-03-18 18:07:39
담임목사
조회수   193

사회적 거리 (Social Distance) : 나와 당신의 거리를 얼마나 될까요?

 

우리는 지금, 몇 년 전 어느 정치인이 말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다른 차원에서 경험 경험하면서 매우 당황해 하고 있습니다. 초유의 코로나19 사태가 우리나라 전역을 휩쓸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봄 날 마른 풀에 불이 번져 나가듯이, 전 지구적으로(Pandemic) 무섭게 번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강력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 감염과 확산으로 긴장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어 간 단초는 바로 대구 신천지였습니다. 신천지 집단의 은밀하고 폐쇄적이고 모략적인 행태 때문이라는 것이 만 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각인된 것 중에 하나는 신천지의 이상스러운 존재 방식입니다.

 

우리나라 전체가 고통당하고 있는 코로나 사태와 신천지 집단을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머리속에 많은 것들이 겹쳐져 지워지지 않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신천지 바이러스는 닮은 점들이 참 많습니다.

첫째는 둘 다 우리의 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크기는 보통 100나노미터 정도 입니다. 1 나노미터(nm)는 성인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입니다. 그러니 인간의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신천지 바이러스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서 어떤 접촉이 일어나는지 도무지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두 바이러스가 매우 은밀하게 위협적으로 활동합니다.

둘째는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들여다보면 겉모습은 화려해 보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자 현미경으로 확대하여 찍은 사진은 화려한 왕관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코로나(corona, 왕관) 바이러스라고 붙였습니다.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신천지 바이러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얼핏 화려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영혼을 해치고 관계를 깨어버리는 치명적인 독성을 품고 있습니다.

셋째는 그래서 두 바이러스가 우리 가운데 들어오면 무서운 질병을 일으킵니다. 코로나는 육체적 질병을 일으키고, 신천지 바이러스는 영혼의 질병을 가져옵니다. 육체적 질병은 백신 개발로 낳을 수 있지만, 영혼의 질병은 영원한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넷째는 언젠가는 둘 다 사라집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하는 것은 잠시 사라진다 해도 곧 더 강한 변종으로 계속해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단 사이비의 생성과 소멸은 언제나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이단의 계보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늘 조심해해야 한다.

다섯째는 두 질병이 모두 사람간의 벽을 쌓게 만듭니다. 코로나가 확진하면 환자와 그 가족들은 무섭게 격리됩니다. 환자가 입원하는 순간부터 옆에서 간호는커녕 대화도 못하고 얼굴조차 볼 수가 없습니다. 신천지 바이러스도 닮은꼴입니다. 스스로 숨겨야 합니다. 가족들은 물론 친구들과도 떨어져 살아가도록 만듭니다. 무서운 담을 치는 것입니다. 유일하게 접촉하는 것은 감염시키기 위한 작전일 뿐입니다.

 

요즘 방역당국은 접촉으로 인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 간의 거리를 2미터 이상 두라는 것이다. 이른바 접촉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social ditance)입니다.

미국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 1914~2009)은 개인 간의 거리를 통한 의식 연구를 했습니다. 사람들이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4가지 유형을 제시했습니다. 아주 친한 사람 사이는 15~46 센티미터 정도의 친근 거리(intimate distance). 일반적으로는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46~120 센티미터 정도의 개인 거리(personal distance). 공식적인 회의석상에서의 1.2~3.7미터 정도의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 강의나 연설을 들을 때의 4미터 이상의 공공적 거리(public distance)입니다. 소파에 앉아 사과를 깎아 포크로 찍어 입에다 넣어주는 딸-엄마 사이의 거리와 같은 사과를 깎더라도 며느리-시어머니사이의 거리는 분명 다릅니다. 요즘은 만나도 악수 하지 않습니다. 권투 선수들이 링 위에서 게임 시작하기 전, 글로브 부딪히듯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서로 주먹을 부딛히기도 하고, 팔꿈치를 부딪히기도 합니다. 어색하기 짝이 없어서 그만 웃고 말지요. 그래서 옛 어른들은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고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를 이야기 하는 요즈음, 나와 당신과의 거리는 얼마쯤 될까요? 목회자와 교우들의 거리는 어떤 상태에 있을까요? 가족들 사이의 거리는 적절한가요? 어쩔 수 없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요즈음, 심리적 친근 거리가 멀어지지 않아야겠다고 기도합니다. 교우들이 보고 싶고 사람이 그립습니다. 좋으신 하나님은 죄와 고난의 바이러스가 많은 이 세상에 친히 오셨습니다. 우리와 함께 먹고 함께 이야기 하고 함께 걸으시려고 오셨습니다. 영적인 거리(spiritual distance).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임마누엘 ...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1:23)

    


 

평신도신문 시론 (2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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